다니엘 핑크 '언제할 것인가'

2019. 5. 21. 19:24독서 모임/1기


한줄평: 개인과 사회가 행복해지는 방법

 

많은 책들이 어떻게 할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어떤 생각을 가질지, 어떤 행동을 할지, 어떻게 투자를 할지 등 How에 관한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이처럼 How에 대한 책이 넘치는 요즘, '언제 할 것인가'When에 대해 쓴 희소하면서도 아주 좋은 책이다.

 

왜 점심 이후에 의료사고가 많이 발생할까? 등교 시간을 늦춘 학교가 성적이 더 좋아진 이유는 무엇일까? 작가는 그 이유를 타이밍과 시간에 대한 과학적 연구를 바탕으로 이야기한다. (이런 질문의 답은 빙산의 일각일 뿐 굉장히 많은 이야기가 있다) 그리고 이를 통해 개인의 삶과 사회 시스템 전반에 활용하면 좋은 팁과 내용을 알려준다.

 

# 데일리 리포트

 

P.250 <실전편> 매일매일의 시간에 대해 보다 구체적인 감각을 키우기 위한 '언제 할 것인가' 실전편입니다. 일주일 동안 당신의 행동을 체계적으로 추적하십시오

 

작가가 알려주는 여러 가지 팁을 잘 활용하기 위해선 일단 본인의 신체 리듬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자신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데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데일리 리포트 작성이다. (작가가 이 명칭을 정확하게 사용하진 않았지만 실천편에서 제시한 방법을 봤을 때 둘은 거의 같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담 데일리 리포트란 무엇인가? 간단히 이야기하면 하루 일과를 적는 것이다. 사실 이 책을 보기 전부터 수험생활 때 하루 일과를 쓰라는 조언은 굉장히 많이 들었었다. 열심히 할 때라 실제로 한두 달 적어보기도 했고 꽤나 많은 효과를 얻기도 했었다.

 

하지만 '단순한 하루 일과 기록''데일리 리포트'는 좁힐 수 없는 큰 차이점이 있다. 각 일과마다 집중도를 표시하는 것이 그것이다. 어떻게 하루를 보내는지 적는 것만으로도 훌륭하다. 하지만 집중도를 함께 적다보면 자신의 신체 리듬에 대한 이해가 많이 올라간다. 단순히 하루를 어떻게 보냈는지에 대한 자각 이상의 효과가 있는 것이다.

 

나는 얼마 전까지 데일리 리포트를 꾸준히 작성했었다. 2달 정도 기록했는데, 내 몸이 어떤 시간대에 집중도가 높아지고 낮아지는지 알 수 있었다. 그것 외에도 시간마다 어떤 일을 했을 때 가장 결과가 좋은지, 어떻게 생활해야 컨디션을 잘 유지할 수 있는지 등 나에 대한 메타인지가 올라감을 확실히 느꼈다.

 

(내가 실제 작성했던 데일리 리포트)


# 사회의 시간에 갇힌 개인

 

이렇게 자신의 신체 리듬에 대한 이해도가 올라가면 중요한 회의나 약속을 언제 잡아야 할지 알 수 있고. 중요한 업무를 언제 할지 정할 수 있다. 수험생의 경우엔 언제가 쉬어야하는 적기인지 알 수 있고 시간대에 따른 과목 선택이 가능해진다.

 

하지만 사회적 시계에 맞춰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위와 같은 선택은 할 수 없는 것인 경우가 많다. 기껏 중요한 업무 순서에 맞춰 시간을 배분하고 회의시간을 잡아도 예상에 없던 급한 일이 들어오고 시간이 변경되기 일수다. 어떤 사람은 올빼미형 인간이지만, 대입을 비롯한 각종 자격시험은 아침에 시작한다.

 

이렇게 보면 신체 리듬에 대해 알아서 뭐하나 자괴감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본인의 리듬을 안다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

 

보통 많은 사람들이 점심 이후에 최저점을 찍는다. 그래서 의료사고가 많이 나는 시간대도 점심 이후 시간이다. 이런 의료사고를 줄이기 위해 어떤 의사들은 '기민성 브레이크'라는 타임아웃을 외친다. 중요한 일을 앞두고 실수가 없도록 지시사항을 검토하기 위한 짧은 휴지기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오후 최저점 시간에 잘 벌어지는 의료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노력하는 것이다.

 

만약 최저점에 대한 인식이 없었다면 이런 식의 노력이 가능했을까? 어떤 타이밍에 최저점을 찍고 집중도가 흩어지는지 제대로 인식하지 않았다면 그렇지 않았을 것이다.

 


# 최고의 순간을 향하여

 

개인이 자신의 신체 리듬을 파악하고 잘 고려해 살아간다면, 이젠 정부와 기업이 나서야할 때이다. 책 내에서 낮잠의 중요성이나 점심시간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P.80 점심시간은 건강과 복지를 증진시키는 중요한 회복 장치다. (...) 특히 정신적, 정서적으로 부담이 큰 업무를 하는 직장인들에게 점심은 더욱 중요하다.

 

 

P.82 오후의 낮잠은 두뇌의 학습 능력을 향상시킨다. 낮잠을 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정보를 간직하는 시간이 더 길다. 낮잠을 자는 사람은 그렇지 않거나 다른 활동을 하는 사람보다 복잡한 문제를 풀 확률이 두 배 높다.

 

발췌한 내용은 저자가 근거 없이 주장을 하는 것이 아닌, 조사와 연구를 통해 밝혀진 것이다. 만약 기업에 다니는 혹은 정부 부처에 다니는 공무원이 이런 자료를 바탕으로 저는 점심에 밥도 좀 멀리 가서 먹고 낮잠도 조금 자겠습니다라고 한다면 이상한 사람으로 찍혀 더는 그 조직에 몸담기 힘들 것이다.

 

이것 외에도 학생들의 등교를 늦췄더니 다른 학교에 비해 평균 점수가 올라간 사례, 단순히 시험 보는 시간을 오전과 오후로 바꿨을 뿐인데 점수의 차이가 보이는 경우 등 단지 언제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수많은 사례들이 있다. 하지만 이런 교육 체계나 위에서 언급한 것들은 개인이 아무리 바꿀래야 바꿀 수 없는 것이다.

 

직원들의 점심시간을 조금 늘려 자유롭게 먹고 휴식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주고, 최저점에는 낮잠을 잘 수 있게끔 해주면 얼마나 좋을까. 직원은 푹 쉴 수 있어 좋고 기업은 최고의 효율성과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직원들로 매출이 늘 것이다. 아이들이 호르몬에 맞게 늦잠을 자고 등교해 최고의 상태에서 수업을 듣는 상황을 만들어줘 잘 배우고 시험에서도 실력만큼 잘 평가받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서평에 쓴 내용은 굉장히 한정적이지만 작가가 알려주는 타이밍의 중요성과 좋은 타이밍을 잡는 기술은 많은 사람들이 읽고 알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개인과 사회가 협력해 최고의 순간을 빚어낼 날이 오길 간절히 기도한다.

 


씽큐베이션 온라인 모임 도서 2019.05.21. (2019_81) ‘언제 할 것인가다니엘 핑크

P.S 씽큐베이션을 후원하고 운영해주시는 대교와 체인지 그라운드에 감사함을 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