씽큐베이션(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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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설득’ 카민 겔로
아버진 언제나 바쁘셨다. 일 년에 쉬는 날이라곤 추석과 설 그리고 신정 아침. 하지만 이것도 제대로 쉬었다고 이야기할 순 없다. 연휴의 마지막 빨간 날 집으로 돌아오면 아버진 여지도 없이 출근을 하셨다. 신정 아침에도 함께 떡국을 먹고 절을 받으면 그 길로 바로 출근을 하셨고.. 그래서 아버지와 함께한 어린 시절의 기억이 거의 없다. 입학식이나 졸업식 같은 정말 특별한 행사가 아니라면 함께하지 못하셨고. 언제나 출근은 새벽에 퇴근은 10시 넘어 하시는 바람에 집에서 식사를 같이한 기억도 많지 않다. 하지만 나는 이런 아버지를 사랑한다. 정말 가슴 깊이 사랑하고 존경한다. 내 아들이 내가 아버지를 생각하는 만큼 나를 생각해주면 좋겠다는 것을 인생의 모토로 삼고 살아갈 정도이다. 어머니는 나와 동생에게 아버..
2019.08.21 -
'스틱' 댄 히스 칩 히스
처음에 내가 책을 읽고 서평을 쓴 이유는 오로지 나의 성장에 있었다. 그래서 누군가가 내 글을 읽을 거라는 생각을 정말 1도 하지 못했다. 블로그 포스팅과 인스타 업로드를 나중에 필요할 때 내용을 다시 찾기 편리하게 하는 도구와 자기만족 기록의 창 정도로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글을 많이 쓰고 올리다보니 사람들이 좀 많이 읽어줬으면 하는 욕심이 생겼다. 누군가 내가 쓴 글을 끝까지 읽어줬으면 하는 생각도 하게 되었고 (아무도 끝까지 읽지 않을 거라는 암울한 결론을 내리며 생각을 맺었지만..), 글을 잘 쓴다는 찬사도 듣고 싶어졌다. 그런데 독자를 일절 고려하지 않고 글을 쓰던 내게 이런 바람은 터무니없는 것이었다. 독자를 고려하지 않다보니 내가 보고 이해하기 편하게만 글을 썼고, 그 글이 흥미를..
2019.08.14 -
‘책만 보는 바보’ 안소영
최악의 상황에도 희망의 씨앗을 뿌려야 하는 이유 (부제: 내가 가장 사랑하는 독서가 이덕무) 내가 책을 읽기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다. 작년 10월부터 읽기 시작했으니까, 아직 1년도 지나지 않은 햇병아리 독서가다. 책을 읽기 시작한 이유는 독서를 통한 자기계발과 성공이다. 아내의 임신을 확인한 이후로 지금의 삶을 쭉 살다간 미래가 별로 밝을 것 같지 않았다. 스스로 실력이 너무 부족하다고 느꼈고. 이대로는 좋은 남편, 좋은 아빠가 되기 어려울 거란 생각을 했다. 이렇게 조금은 불경한? 마음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그래서인지 책을 음식 먹어치우듯 닥치는대로 읽었고. 매 순간 쫓기는 기분으로 읽었으며, 과연 이 독서가 언제쯤 나의 성공과 연결될지에 대한 기대감과 우려를 가지고 책을 대했다. 교양을 ..
2019.08.07 -
성공의 문턱에서 죽음을 맞이한 젊은이가 우리에게 남기려 했던 것
성공의 문턱에서 죽음을 맞이한 젊은 의사가 우리에게 남기려 했던 것 만약 내가 지옥 같은 고생 끝에 몇 개월 후면 연봉이 6-7배가 올라가고, 워라벨이 생기며, 본인이 꿈꾸던 일을 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어떤 마음이 들지 상상해봤다. 힘들었던 터널을 잘 이겨냈다는 안도감과 희열, 이제 조금만 더 가면 그 터널을 빠져나가 모든 것이 안정될 거라는 생각에 세상 근심 하나 없이 행복할 것이다. 반대로 이런 환상적인 상황에 내게 남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 서른 여섯의 젊은 나이에 0.0012%의 확률로 걸리는 병에 지금까지 해왔던 개고생이 물거품이 되고. 미래의 꿈과 소명을 위해 참고 달려왔던 과거의 시간들이 모조리 쓸모없는 것이 된다면. 사랑하는 가족을 두고 세상을 떠나야한다면, 과연 나는 어떤 생각을..
2019.08.05 -
‘자유로부터의 도피’ 에리히 프롬
(출처 - 나무위키) 나는 과거 책을 읽지 않던 시절 고전을 읽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온 머릿속을 가득 채웠었다. 텔레비전에 나온 많은 명사들이 고전읽기를 강조했고, 인문학 공부를 위해서 고전읽기는 빼놓을 수 없는 것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에 대한 이런 접근은 나를 책과 멀어지게 했다. 평소에 책도 한 권 읽지 않으면서 일리아스나 오디세이를 읽는다거나, 플라톤 같은 사람의 저서를 읽는 것은 몸짱 친구와 함께 헬스장에 가 그와 똑같은 무게의 덤벨을 들고 운동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이런 맥락적 고려도 하지 않은 채 20대 초중반 독서를 하려고 시도하다보니 나의 독서 계획은 언제나 앞쪽 20페이지에서 멈췄었다. 시간이 흐르고 책을 다시 읽기 도전하면서 과거와는 다르게 계획을 세울 수 있었다. ..
2019.08.03 -
‘신뢰의 법칙’ 데이비스 데스테노
내가 가장 믿는 친구와 동업을 시작하지 않은 이유 보름 전 쯤, 친구(이하 A)와의 통화에서 의외의 제안을 받았다. 강남고속터미널 쪽 목 좋은 곳에 권리금 싸게 나온 가게가 있다며, 그곳에서 함께 식당을 운영해보자는 것이었다. (자본금은 본인이 다 대겠다며 망해도 나는 하나 손해 볼 것 없다고 까지 이야기함) A와 그 통화를 하기 전 둘이서 장사를 하면 잘할 것 같다는 친구들의 말이 있었고, 나 또한 마음속에 요식업 일을 하고 싶다는 막연한 꿈이 있었기에 그 제안을 듣는 순간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부푼 마음으로 통화를 끊은 후 많은 고민 끝에 낸 결론은 A와 동업을 하지 않는 것이었다. 이런 결론을 내린 결정적 이유는 여러 가지지만, 그 중 가장 큰 것 중 하나는 바로 장사를 바로 시작할 수 ..
2019.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