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다/읽기와 쓰기에 관하여(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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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설득’ 카민 겔로
아버진 언제나 바쁘셨다. 일 년에 쉬는 날이라곤 추석과 설 그리고 신정 아침. 하지만 이것도 제대로 쉬었다고 이야기할 순 없다. 연휴의 마지막 빨간 날 집으로 돌아오면 아버진 여지도 없이 출근을 하셨다. 신정 아침에도 함께 떡국을 먹고 절을 받으면 그 길로 바로 출근을 하셨고.. 그래서 아버지와 함께한 어린 시절의 기억이 거의 없다. 입학식이나 졸업식 같은 정말 특별한 행사가 아니라면 함께하지 못하셨고. 언제나 출근은 새벽에 퇴근은 10시 넘어 하시는 바람에 집에서 식사를 같이한 기억도 많지 않다. 하지만 나는 이런 아버지를 사랑한다. 정말 가슴 깊이 사랑하고 존경한다. 내 아들이 내가 아버지를 생각하는 만큼 나를 생각해주면 좋겠다는 것을 인생의 모토로 삼고 살아갈 정도이다. 어머니는 나와 동생에게 아버..
2019.08.21 -
'스틱' 댄 히스 칩 히스
처음에 내가 책을 읽고 서평을 쓴 이유는 오로지 나의 성장에 있었다. 그래서 누군가가 내 글을 읽을 거라는 생각을 정말 1도 하지 못했다. 블로그 포스팅과 인스타 업로드를 나중에 필요할 때 내용을 다시 찾기 편리하게 하는 도구와 자기만족 기록의 창 정도로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글을 많이 쓰고 올리다보니 사람들이 좀 많이 읽어줬으면 하는 욕심이 생겼다. 누군가 내가 쓴 글을 끝까지 읽어줬으면 하는 생각도 하게 되었고 (아무도 끝까지 읽지 않을 거라는 암울한 결론을 내리며 생각을 맺었지만..), 글을 잘 쓴다는 찬사도 듣고 싶어졌다. 그런데 독자를 일절 고려하지 않고 글을 쓰던 내게 이런 바람은 터무니없는 것이었다. 독자를 고려하지 않다보니 내가 보고 이해하기 편하게만 글을 썼고, 그 글이 흥미를..
2019.08.14 -
‘책만 보는 바보’ 안소영
최악의 상황에도 희망의 씨앗을 뿌려야 하는 이유 (부제: 내가 가장 사랑하는 독서가 이덕무) 내가 책을 읽기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다. 작년 10월부터 읽기 시작했으니까, 아직 1년도 지나지 않은 햇병아리 독서가다. 책을 읽기 시작한 이유는 독서를 통한 자기계발과 성공이다. 아내의 임신을 확인한 이후로 지금의 삶을 쭉 살다간 미래가 별로 밝을 것 같지 않았다. 스스로 실력이 너무 부족하다고 느꼈고. 이대로는 좋은 남편, 좋은 아빠가 되기 어려울 거란 생각을 했다. 이렇게 조금은 불경한? 마음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그래서인지 책을 음식 먹어치우듯 닥치는대로 읽었고. 매 순간 쫓기는 기분으로 읽었으며, 과연 이 독서가 언제쯤 나의 성공과 연결될지에 대한 기대감과 우려를 가지고 책을 대했다. 교양을 ..
2019.08.07 -
메모의 중요성
귀차니즘을 이겨내고 메모를 해야 하는 이유 요즘 서평 쓰는 법을 배우면서 메모의 중요성을 많이 느끼고 있다. (배운 걸 아직 거의 적용하지 못하고 있지만.. ㅠ) 가르쳐주시는 피디님은 물론이요 함께 배우고 나누는 그룹원 분들 또한 글쓰기를 위해 메모를 평소에 많이 하고. 그것이 글쓰기 능력 향상에 많은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를 했기 때문이다. 사실 메모가 중요한 것은 누구나 안다. 단순히 마트에 장을 보러 간다고 가정을 해봐도, 구매 목록을 적어서 마트에 가는 것과 그냥 가는 것은 굉장히 큰 차이를 낳는다. 이런 사소한 것이 아니더라도 업무나 공부, 창작하는 사람에게 메모는 그 사람 직업 퍼포먼스의 퀄리티와 성공 여부를 결정할 정도로 중요하다. 하지만 문제는 메모가 매번 하기에는 굉장히 귀찮은 일이라는 것..
2019.08.06 -
조나 버거 '컨테이저스'
나는 왜 처음 통화한 그녀의 말을 들었을까? 우리 집 아이가 태어난 지 100일이 다 되어가고 있다. (아내의) 임신과 육아가 처음이다 보니 임신 확인부터 지금까지 거의 매일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찾고 공부한다. 임신했을 때 어떤 과일을 먹으면 산모와 아이에게 좋은지와 같은 시시콜콜한 것부터, 카시트는 어떤 회사의 어떤 제품을 구매해야 우리 아이의 안전이 올라가는지와 같은 중요한 것까지 말이다. 출산이 임박하지 않았을 땐 태교 방법이나 양육, 교육에 관한 공부를 책이나 부모님의 조언으로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출산이 임박하고 유아용품을 구매해야 하는 시점이 오니 제품에 관한 공부는 쉽게 할 수가 없었고. 하는 수 없이 아내와 나는 유튜브와 블로그, 맘카페의 리뷰를 보며 유아용품을 준비하기 시..
2019.08.02 -
남영신 '나의 한국어 바로 쓰기 노트'
인생에서 불이익을 피하는 한 가지 방법 나는 식당에 가면 맛을 보기에 앞서 3가지 단계를 거친다. 식사가 나오기 전에는 파는 음식과 가게의 분위기가 얼마나 잘 조합되어 있는지를 보고. 주문한 메뉴가 나왔을 땐 그 음식과 식기가 얼마나 조화를 이루는지를 본다. 마지막으로 먹기 직전엔 식기 안 음식이 얼마나 정갈하게 담겨 있고 표현되었는지를 보며 그 과정을 마무리한다. 맛이 제일 중요하긴 하지만, 맛을 싸고 있는 것들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의 이런 단계를 보고 까다롭게 군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저 적당히 맛있고 배만 부르면 장땡이지, 뭐하러 그런 자잘한 것까지 신경 쓰냐며 말이다. 이런 태도는 손님의 관점에서라면 충분히 납득이 간다. 하지만 식당 사장이 이런 사고를 하고 있다면 절대..
2019.0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