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모임/2기(10)
-
성공의 문턱에서 죽음을 맞이한 젊은이가 우리에게 남기려 했던 것
성공의 문턱에서 죽음을 맞이한 젊은 의사가 우리에게 남기려 했던 것 만약 내가 지옥 같은 고생 끝에 몇 개월 후면 연봉이 6-7배가 올라가고, 워라벨이 생기며, 본인이 꿈꾸던 일을 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어떤 마음이 들지 상상해봤다. 힘들었던 터널을 잘 이겨냈다는 안도감과 희열, 이제 조금만 더 가면 그 터널을 빠져나가 모든 것이 안정될 거라는 생각에 세상 근심 하나 없이 행복할 것이다. 반대로 이런 환상적인 상황에 내게 남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 서른 여섯의 젊은 나이에 0.0012%의 확률로 걸리는 병에 지금까지 해왔던 개고생이 물거품이 되고. 미래의 꿈과 소명을 위해 참고 달려왔던 과거의 시간들이 모조리 쓸모없는 것이 된다면. 사랑하는 가족을 두고 세상을 떠나야한다면, 과연 나는 어떤 생각을..
2019.08.05 -
‘자유로부터의 도피’ 에리히 프롬
(출처 - 나무위키) 나는 과거 책을 읽지 않던 시절 고전을 읽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온 머릿속을 가득 채웠었다. 텔레비전에 나온 많은 명사들이 고전읽기를 강조했고, 인문학 공부를 위해서 고전읽기는 빼놓을 수 없는 것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에 대한 이런 접근은 나를 책과 멀어지게 했다. 평소에 책도 한 권 읽지 않으면서 일리아스나 오디세이를 읽는다거나, 플라톤 같은 사람의 저서를 읽는 것은 몸짱 친구와 함께 헬스장에 가 그와 똑같은 무게의 덤벨을 들고 운동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이런 맥락적 고려도 하지 않은 채 20대 초중반 독서를 하려고 시도하다보니 나의 독서 계획은 언제나 앞쪽 20페이지에서 멈췄었다. 시간이 흐르고 책을 다시 읽기 도전하면서 과거와는 다르게 계획을 세울 수 있었다. ..
2019.08.03 -
‘신뢰의 법칙’ 데이비스 데스테노
내가 가장 믿는 친구와 동업을 시작하지 않은 이유 보름 전 쯤, 친구(이하 A)와의 통화에서 의외의 제안을 받았다. 강남고속터미널 쪽 목 좋은 곳에 권리금 싸게 나온 가게가 있다며, 그곳에서 함께 식당을 운영해보자는 것이었다. (자본금은 본인이 다 대겠다며 망해도 나는 하나 손해 볼 것 없다고 까지 이야기함) A와 그 통화를 하기 전 둘이서 장사를 하면 잘할 것 같다는 친구들의 말이 있었고, 나 또한 마음속에 요식업 일을 하고 싶다는 막연한 꿈이 있었기에 그 제안을 듣는 순간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부푼 마음으로 통화를 끊은 후 많은 고민 끝에 낸 결론은 A와 동업을 하지 않는 것이었다. 이런 결론을 내린 결정적 이유는 여러 가지지만, 그 중 가장 큰 것 중 하나는 바로 장사를 바로 시작할 수 ..
2019.08.02 -
데이비드 쉴즈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
아직도 불로초를 찾는 당신에게 드리는 팩폭 늙지 않고 오래 살려고 엄청나게 많은 돈과 시간을 쏟아 붇는 요즘 시대이다. 방송 인터넷매체에는 고가의 안티 에이징 제품과 영양식품의 광고가 끊이질 않는다. 이렇게 한다고 우리가 덜 늙고 더 늦게 죽을까? 물론 효과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것들에 온 신경과 돈을 쓰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불로초를 찾기 위해 무모한 노력을 한 진시황의 우스꽝스러운 행동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를 읽고 난다면 말이다. 이 책은 여러 장르의 특성을 골고루 갖춰 쓰여져, 에세이 같기도 하고 문학책 같기도 하고 해부학 교과서 같기도 하다. 자신과 아버지의 생을 이야기하며 우리가 어떻게 죽음이라는 종착점에 도달하는지 알려주고, (그들이 죽지는 않지만) 유..
2019.07.29 -
‘프로이트의 의자’
내가 나를 피하면 안 되는 이유 나는 과거 성당에서 청년활동을 열심히 했었다. 활동을 하기 전 워낙 혼자서 신앙에 심취했던 터라 신앙인에 대한 나만의 기준점이 굉장히 확고했다. 그래서인지 사람들과 처음엔 별 문제가 없다가 단체장을 맡고, 공동체 리더에 임명되었을 때 많은 사람들과의 관계 때문에 힘들었었다. 처음엔 내게 상처주고 나만의 기준점 미만의 사람들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그저 그 사람들이 모두 잘못한 것이고, 내 문제는 하나도 없는 것처럼 분노하고 좌절하고 때로는 절망하고 우울해졌다. 모든 비난의 화살을 그들에게 돌리며 혼돈 속에 있었던 것이다. 다행히도 시궁창 속을 허우적댈 때 주변엔 좋은 사람들이 곁에 있었다. 지도신부님과 오랜 기간 활동해온 형 누나들은 활동하며 겪는 관계 안에서의 스트레스..
2019.07.28 -
나는 더 이상 열심히 살지 않기로 했다.
요즘 씽큐베이션을 통해 심리학과 관계에 대한 책을 쭉 읽으면서 느끼는 것이 있다. 내가 생각보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다. 과거에도 이런 신호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독서를 하기 전에도 문득(아니 자주) 느꼈었고, 독서를 시작한 이후에는 온몸으로 느끼는 경우가 정말 많았다. 하지만 그런 신호들이 왔을 때 그냥 무시하고 내가 생각하는 이상향을 향해서만 달렸다. 이상향에 도달하면 그런 신호들 따위는 아무것도 아닐 거라고 자위하며 그저 하루하루를 묵묵히 걸어 나갔던 것이다. 바로 이 지점이 내 인생의 비극을 만들고 있음을 모른 채. 초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의 인생을 돌아보면, 나는 항상 나보다는 잘난 친구들과 함께 어울렸다. 나보다 인기가 많거나 공부를 잘하거나 돈이 많거나 등등 .. 그래서인지..
2019.0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