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본드 '타인의 영향력'

2019. 7. 18. 14:39독서 모임/2기

(출처 - AFPONGLOBE  )


18살 소년은 어떻게 테러범이 되었는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분쟁이 한창이던 20022, 이스라엘 정착촌 옥외 쇼핑몰의 한 피자집에서 자살 폭탄 테러가 벌어졌다. 현장의 사상자와 부상자를 만들어낸 그 사건은 팔레스타인에서 일으킨 것으로, 아직은 앳된 18살 소년이 자신의 품에 담긴 폭탄을 터뜨리며 벌어졌다. 과연 무엇이 그 소년을 자살 테러범으로 만들었을까?

 

P.193 우리는 자살 폭탄 테러범이 심리적으로건 생물학적으로건 그 밖의 어떤 측면에서건 나머지 우리와 다르다고 믿고 싶어 한다. 그들은 원래 살인과 자살 성향이 있고, 미래에 대한 희망이 전혀 없는 가난하거나 교육 수준이 맞거나 무지한 사람들이고, 종교(이슬람)의 광신도이고, 분노에 가득 찬 사람들이라고 여긴다. 이런 믿음은 대체로 사실과 거리가 멀다. 지난 20년 동안 이루어진 일부 현장 연구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자살 테러범은 놀라울 정도로 평범한 사람들이다.

 

타인의 영향력을 읽으면서 가장 뇌리에 박힌 부분이다. 알카에다나 IS 무장단체가 국제사회에 행하고 있는 행태를 보면 그들을 악마가 아니라고 이야기할 수 없다. 당연히 그들에겐 부적절한 종교적 신념이 있을 것이고. 매사가 분노와 살인 충동에 차 있지 않다면 도저히 그런 일을 지시하고 행할 수 없을 거로 생각했다. 그런데 그들이 우리와 전혀 다르지 않다니, 놀라울 정도로 평범한 사람들이라니.. 엄청난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 출처 - https://www.prisonexp.org/gallery/ )


# 우리를 지배하는 타인

 

P.180 흔히 우리는 동료의 압력을 뿌리칠 수 있다고 자신한다. 그러나 다수 앞에 혼자 있으면 생각보다 훨씬 더 어렵다. 동조 하는 데는 대체로 타당한 이유가 있다. 혼자 떨어져 있으면 조롱당하거나 배척당할 수 있는데, 사람은 누구나 이런 상황을 피하고 싶어 한다.

 

작가는 한 실험을 통해 우리가 얼마나 타인의 영향을 많이 받는지 보여준다. 신뢰하는 여러 사람이 함께한 자리에서 정답이 명확한 질문을 던졌을 때 대다수의 사람이 오답을 이야기한다면, 마지막에 대답한 사람은 과연 정답을 이야기할까? 앞에 발췌한 내용과 같이 많은 사람이 그러지 못했다.

 

P.185 권위적 환경에 직면하자 학생들은 각자에게 주어진 역할을 놀랍도록 충실히 떠맡았다. 간수의 3분의 1이 폭군으로 돌변해서 자기가 담당한 죄수들의 인간성을 말살하고 굴욕감을 느끼게 하려고 점점 더 가학적인 방법을 찾아냈다.

 

스탠퍼드에서 했던 유명한 감옥 실험이야기다. 심신이 건강한 학생들에게 무작위로 간수와 죄수의 역할을 부여한 채 어떻게 그들이 행동하는지 관찰했다. 그 결과 발췌한 내용과 같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제도와 역할에 심취해 엿새 만에 실험을 중단하게까지 만들었다.

 

위 두 가지 이야기가 던지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그릇된 집단의 선택에 따라가는 모습이나, 제도가 사람을 스스로 예상치 못한 수준까지 바꿔놓은 결과는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우리가 타인의 영향에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 태러범의 탄생

 

P.204 모두가 자살 테러범을 국가 영웅으로 칭송한다면 ..... 많은 젊은이가 그 대열에 합류하는 데 매력을 느끼는 것은 이해하기가 쉽다. 그렇지만 공동체의 다수가 테러, 특히 자살 테러에 반대하는 분위기라면 그런 선택에 끌리는 사람이 아주 드물 것이다

 

P.209 대원들은 공개적으로 칭송받았고, 그들이 죽으면 그들의 가족이 특별한 지위를 누렸다. 훈련은 대여섯 명으로 구성된 독립 조직 단위로 이루어졌으며, 각 조직은 지도자에게 헌신하는 가족처럼 운영되었다.

 

P.211 그들은 거절을 두려워하고 남을 기쁘게 해주고 싶어 했다. (...) 그들은 젊은이들이었다. 오만하거나 공격적이지 않았다. 적의는 전혀 엿보이지 않았다. 중요한 사람이 되고자 애쓰고 누군가가 되고 싶은 청년들이었다. 그들 사회에서는 모두 테러 공격이 얼마나 위대하고 순교자들이 얼마나 애국적인 사람들인지 이야기하기 때문에 그들로서는 싫다고 거절하기 힘들었다.

 

 

앞서 이야기한 두 가지 실험을 보면서 느꼈겠지만, 이들은 절대 혼자 힘으로 테러범이 된 것이 아니다. 우리가 가진 편견처럼 광기에 휩싸인 이상한 사람도 아니었고, 공격적이지도 않았으며 자살을 좋아하지도 않았다고 한다. 그들은 단지 속해있는 사회와 공동체, 제도에 따라 움직였을 뿐이다. 타인의 영향에 의해 그런 말도 안 되는 행동을 순교라는 고상한 단어로 행하고 있는 것이다.

 


# 결론

 

다행히도 책 안에 이런 잘못된 영향을 받지 않는 방법이나 최악의 상황을 이겨내는 영웅의 탄생이 어떻게 일어나는지 알려준다. 희망적이게도 테러범이 되는 사람이 지극히 일반인인 것처럼 영웅이 되는 사람 또한 지극히 일반적인 사람이고 이야기하고 말이다.

 

서평에 담지 못한 좋은 내용이 정말 많다. 각종 매체와 인터넷의 발달로 타인의 영향력에 더 취약한 우리에게 어떻게 하면 그 파도 휩쓸리지 않고 잘 살아갈 수 있는지 알려준다. 모든 개인이 타인의 영향에서 벗어날 순 없기에 이 책을 꼭 읽고 깊이 사유하면 좋겠다.

 

P.323 이런 인내와 절망의 이야기에서 어떤 메시지를 얻을 수 있을까?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은, 우리는 대체로 타인에게서 분리되면 크게 약해진다는 점이다.

 

 

2019.07.18. (2019_103) ‘타인의 영향력마이클 본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