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7. 18. 03:59ㆍ독서 모임/2기
많은 장난감과 조기교육보다 우리 아이에게 꼭 필요한 한 가지
씽큐베이션 선정도서 ‘소셜 애니멀’을 읽었다. 이전부터 좋은 책이라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500쪽이 넘는 페이지가 주는 압박과 심리학과는 거리가 먼 나였던 지라 구매는 해놓고 쉽게 꺼내 읽지 못했다. 하지만 읽는 내내 왜 괜히 겁먹어 이걸 이제야 읽었을까하는 짧은 탄식을 늘어놨다. 분량을 떠나 저자가 너무 재밌게 잘 써서 술술 읽을 수 있었고, 내게 꼭 필요한 지식과 정보를 많이 줬기 때문이다.
‘소셜 애니멀’은 심리학 서적 혹은 자기계발서로 많이 알려져 있다. 나도 당연히 그런 책으로 생각하고 읽기 시작했고, 완전히 맞는 이야기다. 뇌 과학 이야기와 수 많은 심리학 실험과 사례를 보여주고. ‘헤럴드’와 ‘에리카’라는 작가가 만들어낸 가상의 인물을 통해 인간을 미시적 관점에서 관찰하고 분석한다. (마치 소설을 읽는 듯하다)
하지만 앞쪽 200페이지 정도의 분량은 교육과 양육에 관한 이야기로 가득 차 있기도 하고, 초보 아빠로서 그쪽에 포커스를 맞춰 읽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서평도 다른 내용 보다는 교육에 초점을 두고 써보려고 한다. (전체 내용이 방대하고 그 내용을 모두 풀어 서평에 녹일 자신이 없어서 교육에 초점을 맞추는 이유가 8할이긴 하다...;;)
# 올바른 애착형성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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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68 포유동물의 뇌는 한 개체가 다른 개체와 한데 뒤섞여 상호작용을 할 때 비로소 적절하게 성장한다. 어미가 정성껏 혀로 핥아준 새끼 쥐는 그런 사랑을 받지 못한 새끼 쥐에 비해서 시냅스 연결을 더 많이 가지고 있다. 24시간 동안 어미와 분리된 새끼 쥐는 그렇지 않은 쥐에 비해 대뇌와 소뇌 피질에서 두 배나 더 많은 뇌 세포를 잃어버린다. 보살핌을 잘 받는 환경에서 성장한 쥐는 평범함 환경에서 성장한 쥐에 비해 25퍼센트나 많은 시냅스를 가지고 있다.
1930년대 펜실베이나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스킬은 수용시설에 있다가 입양된 정신지체 고아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했다. 4년 뒤 입양된 아이들의 지능지수는 종일한 모집단에서 입양되지 않은 고아들의 지능지수와 비교할 때 무려 50점이나 차이를 보였다. 놀라운 사실은 입양된 아이들의 지능지수가 이렇게 높아진 것은 부모가 잘 가르쳤기 때문이 아니라는 점이다. (...) 아이들의 지능지수가 갑자기 좋아진 것은 순전히 엄마의 사랑과 관심덕분이었다.
”
나는 육아를 시작한지 100일도 지나지 않은 초보 아빠다. 아내의 임신을 확인하고 좋은 아빠란 무엇인지, 아이에게 어떤 환경과 교육을 제공해야할지 많이 공부했다. 아직도 헤매고 있긴 하지만 여러 다큐멘터리를 보고 육아와 교육에 관련된 책을 10권 이상 읽으며 공통적으로 나와 실천하는 내용이 있다. 바로 올바른 애착형성이다.
발췌한 내용에는 엄마의 사랑을 강조했지만, 꼭 엄마가 아니더라도 주 양육자 혹은 함께 양육을 하는 사람들이 아이에게 많은 사랑과 스킨십, 돌봄을 주는 것만으로도 아이의 지능을 올릴 수 있다는 사실은 참 반갑다. 아이의 지능과 성적 향상을 위해 엄청나게 많은 돈을 쓰고 선행학습을 할 것이 아니라 아이를 한 번 더 안아주고 사랑해주는 것이 중요함을 꼭 기억해야할 것이다.
# 애착형성과 자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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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02 아이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안전과 탐험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아이들은 사랑받고 있다고 느낄 필요가 있다. 동시에 세상 속으로 들어가서 자기 힘으로 스스로를 돌볼 필요도 있다. 이런 두 가지 필요성은 때로는 갈등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서로 연결되어 있다고 보울비는 주장했다. 가정에서 안정하다는 느낌을 많이 가질수록, 바깥 세상에서 새로운 것에 대담하게 도전하는 탐험정신이 그만큼 더 커진다는 말이다.
보울비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 태어나서 무덤에 들어갈 때까지 우리는 모두 자기에게 애정을 주는 사람들이 제공하는 안전한 기지에서 출발해 길기도 하고 짧기도 한 여행을 떠날 때 가장 행복한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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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들의 아이에 대한 과잉보호가 문제가 되는 요즘이다. 아이가 나오기 전에는 뭐 그렇게까지 아이를 보호할까 하는 생각을 했었지만, 요즘 실제로 키우면서 그런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만약에 부모가 아이와 충분한 애착관계를 형성했고, 사랑과 믿음을 서로 주고받았다면 아이에게 자주권을 주는 것은 어떨까?
부모와 아이간의 신뢰관계가 적립되어야 가능한 일이라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아이를 연약해 보호해야만 하는 존재로 생각하기 보단 먼저 충분히 올바른 애착형성하고 신뢰관계를 형성하려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부모가 애착형성을 위해 할 수 있는 노력을 최대한 했을 때 아이가 세상에 나가 활동하는 것에 대한 통제력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사람에 따라 다른 생각을 할 순 있겠지만 나의 생각은 그렇다.
# 마무리
제도적 문제를 포함해서 부모가 아이에게 온전히 사랑을 쏟을 여건이 안 되는 현실이 안타깝다. 아이에게 온전한 사랑을 주고 싶어도 그러지 못하는 부부를 주변에서도 많이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충분히 아이에게 애착과 사랑을 쏟을 수 있음에도 그런 것 보다는 좋은 장난감과 조기교육을 퍼부어대는 부모들을 보고 있으면 한숨이 절로난다. (너희 집은 왜 그런 거 안 시킬 거냐며 빈정대는 부모들은 정말 짜증 지대로고)
내가 교육에 꽂혀서 서평에 그런 내용들만 담았지만 책에는 인간이 태어나 죽기까지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 어떻게 바뀌고 영향을 받는지 배울 수 있다. 수많은 심리학 연구와 사례는 그 내용들을 뒷받침해주고, 그 내용을 통해 우리의 삶을 어떻게 꾸려나가고 헤쳐나갈지 알려준다. 인간 사이의 관계와 인간의 본성에 대해 알고싶다면 꼭 '소셜 애니멀' 일독 하기를 권한다.
꼭 많은 사람들이 읽어보길!
2019.07.15. (2019_100) ‘소셜 애니멀’ 데이비드 브룩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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