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4. 10. 23:42ㆍ읽다/인간을 만나러 가는 시간
한줄평: 영화와 다른 점이 하나씩 보이기 시작한다
요즘 보통 책을 읽으면 꼭 서평을 쓰다 보니 큰 감명이 없더라도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 같은 게 생깁니다. 뭘 보든 의미를 찾고 느낀 점이 많아야 한다는, 그걸 글로 풀어 서평을 써야 한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게 아닌가 싶은데요. 해리포터 읽으면서 그것에서 조금 벗어나게 된 것 같습니다.
마법사의 돌에서는 즐거움뿐 아니라 그 순간 제게 필요한 가르침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비밀의 방이나 아즈카반의 죄수에선 소소하게 감동 받은 장면이 있긴 하지만 막 엄청 교훈삼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없었습니다. 해리가 어려운 순간을 이겨나가는 모습, 결정적인 순간에 나이에 맞지 않은 범인의 행동을 한다는 것, 시리즈 마지막에 언제나 나와서 좋은 말씀 해주시는 덤블도어의 말씀. 이런 것들이 다른 것에 비해 특별히 큰 감동을 주진 못한 거죠.
그럼에도 책을 놓지 못하는 이유는 재미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가면 갈수록 영화와 원작 소설 간에 조금씩 달라지는 것들을 만나다보니 앞으로는 얼마나 더 빠지고 바뀌었을지 궁금해집니다. (5편 불사조 기사단이 소설로는 정말 최고인데 영화로는 쓰레기 취급을 받으니 5편이 제일 궁금합니다.) 영화에선 3편에 초챙과 디고리가 나오지 않지만 소설에선 나오고, 해리가 페트로누스 마법으로 자신과 시리우스 블랙을 구해내는 장면 또한 영화와 달라서 서로 비교하며 읽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영화와 달라진 장면 외에도 영화 속에선 이해가 안 가거나 뚜렷이 보이지 않았던 인물들 간의 소소한 이야기와 감정선 들이 납득이 가고 흥미진진합니다. 특히 해리 포터라는 인물에 대한 이해도가 올라감을 많이 느끼고 있어 소설로 다 읽고 난 후에 영화를 본다면 원작만 못했던 해리포터!를 저도 외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결말을 알지만 다음편이 기대되는 이상한 책입니다.
P.S 해리야 네가 나보다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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