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리원 퇴소 후 1주일 (1)

2019. 5. 22. 15:50육아/몸으로 배운 육아 (조리원 퇴소 ~ 6개월)


# 조리원 밖 우리 집도 처음엔 야생이다.

 

조리원을 퇴소한지 딱 1주일이 지났다죽음의 100혹은 지옥의 100로 불리는 신생아 캐어 구간에 들어와 1주일을 보낸 것이다

 

시간이 엄청 빨리 지나간 것 같기도 하지만 반대로 느리게 흘러가는 느낌도 받는다. 처음에 약간은 만만하게 생각하고 들어와 그런지 처음 3-4일은 정말 힘들었다. 우리 집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어머니가 살고 계셔서 매일 와서 돌봐주시는데도 쉽지 않았다.

 

일주일이 지난 지금은 아내와 나, 그리고 어머니 세 명이서 시간을 분담해 충분히 서로가 쉴 시간을 주면서 최대한 효율적으로 하고 있지만, 처음 며칠은 그런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다. 아이가 오기 전 아내와 어떻게 할지 계획을 다 세우고 준비를 했음에도 실제 상황을 맞이하니 머릿속이 하얗게 변하고 대처하기 어려웠고. (준비를 많이 했는데도 이런데 안했으면 정말 지옥 이었겠다싶다) 당초 계획과는 다르게 바꾼 것이 정말 많았던 것이다.

 

아무튼, 뭐 힘든 3-4일을 보내고 나니 그래도 아이의 패턴과 습성을 조금은 파악할 수 있었다. 기록 어플의 도움을 많이 받으며 분석하니 그랬고 아이의 입장이 되어 생각하니 그럴 수 있었다.

 

처음 아이가 조리원에서보다 많이 우는 칭얼대는 것과 토하는 것을 보며 아이가 왜 이러지? 뭐가 문제지? 어떻게 해줘야 괜찮아질까?에 대해서만 생각했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을 바꿔보니 그런 것에 대해 고민할 것이 아니었다.

 

아이가 그나마 조금 적응한 조리원에서 처음으로 바깥 공기를 접하며 이동한 우리 집이, 아이에겐 아직 우리 집일리가 없다. 당연히 이곳이 아이에겐 낯설고 다시 적응해야하는 곳이다. 조리원의 멸균 상태에서 조리원 밖이라는 야생으로 나온 것이다. 당연히 아이는 적응하기 힘들어 잠을 설치고 평소보다 더 칭얼대며 더 토할 수밖에 없다. 나와 아내는 그걸 간과했었고 그나마 한 주가 지난 지금은 아이를 조금 이해한다.

 

그래서 이제는 더 이상 며칠 전 고민했던 아이가 왜 이러지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다. 아이가 토를 많이 하고 잠을 설쳐도 그래 너는 얼마나 더 힘들겠니 생각하며 더 이해하려 하고 더 지켜봐주려 한다. 아이를 빨리 적응시키고 빨리 온순하게 만들려는 것은 순전히 부모의 욕심이란 생각이 든다. 그래서 잠깐씩이라도 그런 마음이 들면 스스로에 대해 비판한다. 그러지 말라고.

 

만약 퇴소 후에 몸무게가 너무 늘지 않았다거나 신체적으로 문제가 보인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아이가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신경 써주는 것이 맞겠지만,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아이에게 적응할 시간을 충분히 주는 게 어떨까?

 

사람마다 가치관이 다르겠지만, 나와 아내는 아이에게 시간을 주기로 했다. 우리가 조금 힘들어도 아이가 편히 적응할 수 있도록 지켜봐주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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