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수업’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2019. 6. 1. 08:53읽다/죽음에 관하여


한줄평: 인생 수업

 

나는 나를 사랑한다. 있는 그대로

 

죽음에 관한 두 번째 책이다. 책의 저자인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는 죽음에 관한 연구에 대가이다. 본인의 인생을 오로지 죽음에 바쳤다고 하니 정말 대단하다. 이 책을 읽는 내내 깊은 생각에 잠겼고, 그녀의 다른 책도 얼른 읽고 싶다.

 

#죽음에 이른 사람들의 증언

 

사람은 죽음에 임박했을 때 자신의 인생을 새롭게 돌아본다. 그러곤 왜 가치 없는 것에 목매달았나 후회하고 실망한다.

 

그런데 이런 깨달음은 꼭 죽음이 다가왔을 때만 느낄 수 있는 걸까? 그런 깨달음을 얻기 위해 그냥 죽음의 순간까지 기다리고 있어야 할까? 삶 안에서 미리부터 그 깨달음을 얻어 적용하고 살아갈 순 없는 걸까?

 

저자의 대답은 '지금 이 순간에도 그 깨달음에 도달할 수 있다'이다.

 

우리는 보통 죽음이란 단어가 본인과는 별로 상관없다고 생각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작가는 죽음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이들의 인터뷰를 통해 누구에게나 죽음이 언제 올지 모른다는 것을 상기시킨다.

 

그리곤 언제라도 죽음이 올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함으로서 지금을 어떻게 살아야할지 알 수 있다고 얘기한다. 책에는 지금을 살아갈 우리들에게 저자가 제시하는 삶의 키워드 몇 가지가 있다. 그 중 특히 감명 깊었던 것은 상실과 '있는 그대로의 나'에 관한 것이었다.

 

#상실

 

모든 사람은 끝없는 상실을 경험하며 살아간다. 물질적 상실은 물론이요. 젊음의 상실, 가족의 상실 등 어쩔 수 없이 겪어야할 상실의 순간이 있다. 보통은 그 상실을 외면하거나 부정하려 한다. 이것을 잘 수용한다는 것은 쉽지 않고 어렵다. 하지만 그것을 통해 삶의 중요한 수업을 받을 수 있고,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말은 전혀 동의하지 않지만, 상실과 아픔을 통해 성숙할 수 있다는 말은 열렬히 동의한다.

 

원래 그 어떤 것도 내 소유가 없었고. 내 곁에 있는 것들이 언제든 나를 떠날 수 있다고 인정하고 받아들이면 상실이 아픔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성장의 발판이 될 것이다.

 

# 있는 그대로의 나

 

상실에 관한 이야기도 그렇지만 이 키워드 또한 별로 특별하진 않다. 자기계발서와 에세이, 심리학책에서 무수히 이야기하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키워드에 사로잡힌 이유는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사랑하라는 조언이 이 책을 관통하는 주제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책 속 키워드와 행동양식을 내 삶에 적용시키기 위해선 뭐가 필요할까? 결국 나를 사랑함이다.

 

나를 이해하고 사랑할 줄 알아야 상실을 받아드릴 힘이 생기고. 남을 온전히 이해하고 사랑할 힘이 생기며, 불안과 시련을 이겨낼 힘을 낼 수 있고. 반쪽짜리 삶이 아닌 온전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죽음의 순간에 이르렀을 때 지난 삶을 후회하지 않고 잘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죽음을 통해 생을 배웠다. 나는 나에게 더 솔직해질 것이고 나를 더 많이 사랑할 것이다. 결국 그 사랑은 내 안에서만 국한되지 않을 것이기에...

 

"

P.22-23 누군가 미켈란젤로에게, 어떻게 피에타 상이나 다비드 상 같은 훌륭한 조각상을 만들 수 있었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미켈란젤로는 이미 조각상이 대리석 안에 있다고 상상하고, 필요 없는 부분을 깎아내어 원래 존재하던 것을 꺼내 주었을 뿐이라고 대답했습니다. 이미 존재하고 있었고 앞으로도 영원히 존재할 완벽한 조각상이 누군가가 자신을 꺼내 주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마찬가지로 당신 안에 있는 위대한 사람도 밖으로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내면의 위대함의 씨앗을 가지고 있습니다. 위대한 사람이란 다른 사람이 갖지 못한 특별한 무언가를 가진 사람이 아닙니다. 그는 단지 가장 뛰어난 자신을 드러내는 데 장애물이 되는 것들을 제거해 버렸을 뿐입니다.

"

 


2019.06.01. (2019_86) ‘인생 수업’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데이비드 케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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