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어린왕자’
한줄평: 한 번 읽어서는 안되겠다
내가 과거에 책과 얼마나 먼 사람이었는지 알려주는 것이 몇 가지 있다. '어린왕자'를 읽어본 적이 없는 것. '삼국지'를 읽어본 적이 없는 것 등.. 어지간하면 읽어봤을 책도 나는 이제야 읽어볼 생각을 한다.
아무튼. 최근에 계속 무거운 주제의 책을 읽어온터라 잠시 쉬어간다는 생각으로 불후의 명작 '어린왕자'를 읽기 시작했다. 하지만 썩 좋은 선택은 아니었다. 책 속 이야기들을 온전히 이해하고 느끼기가 쉽지 않았고. 내가 나이를 먹었구나 하는 자괴감에 편히 읽기 어려웠다.
나중에 다시 한 번 진득하게 읽어볼 생각은 잠시 넣어두고 이번에 느낀 것 하나를 적어보겠다.
P.100 <아저씨네 별에 사는 사람들은,> 어린왕자가 말했다. <정원 하나에 장미를 5천 송이나 가꾸고 있어..... , 그래도 거기서 자기들이 구하는 것을 찾지는 못해 ......>
사실 더 붙일 것도 뺄 것도 없는 말이지만 그래도 한번 붙여본다.
어떤 사람은 핸드폰에 더 이상 저장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을 알면서도 더 많은 인맥을 쌓고자 노력한다. 또 어떤 사람은 옷방에 한번도 못 입어본 옷과 신발이 널려있는데도 쇼핑을 멈추지 못하고 사재기를 계속한다. 그리고 이런 예 또한 끝없이 많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여기서 문제는 많이 갖고있지만 정작 자신이 필요할 때 찾으면 뭘 선택해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에 이른다는 것이다. 인간관계에서 아무리 많은 사람을 알고있어도 진정으로 나를 위해주고 아껴줄 사람을 찾기란 참 어렵다. 그리고 옷장에 옷이 너무 많으면 정작 그 옷을 입기를 원할 때 찾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일 것이다.
책에 많은 상징과 교훈이 있었지만 이번에 읽으면서 가장 강력하게 다가왔던 부분은 이 부분이었다. 앞으로 매년 한 번씩 읽으면서 어린왕자와 조우할 생각이다.
2019.06.11. (2019_91) ‘어린왕자’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