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다/읽기와 쓰기에 관하여

조나 버거 '컨테이저스'

000h02 2019. 8. 2. 02:39


나는 왜 처음 통화한 그녀의 말을 들었을까? 


우리 집 아이가 태어난 지 100일이 다 되어가고 있다. (아내의임신과 육아가 처음이다 보니 임신 확인부터 지금까지 거의 매일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찾고 공부한다. 임신했을 때 어떤 과일을 먹으면 산모와 아이에게 좋은지와 같은 시시콜콜한 것부터, 카시트는 어떤 회사의 어떤 제품을 구매해야 우리 아이의 안전이 올라가는지와 같은 중요한 것까지 말이다.

 

출산이 임박하지 않았을 땐 태교 방법이나 양육, 교육에 관한 공부를 책이나 부모님의 조언으로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출산이 임박하고 유아용품을 구매해야 하는 시점이 오니 제품에 관한 공부는 쉽게 할 수가 없었고. 하는 수 없이 아내와 나는 유튜브와 블로그, 맘카페의 리뷰를 보며 유아용품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제품 홍보 글과 영상을 만날 수 있었다. 모든 엄마가 다 쓰는 제품이라며 광고를 한 국민 육아템도 있었고, 자신의 아이가 즐거워하는 모습을 함께 담아 아이에게 꼭 필요한 물건이라는 느낌을 주는 리뷰도 있었다. , 제품의 상세한 스펙이나 기술력, 기업 역사를 알려주며 광고한 리뷰까지. 아내는 이런 내용을 토대로 구매 리스트를 작성했고, 출산을 얼마 남기지 않은 우리 부부는 구매를 위해 베이비 페어에 갔다.

 

행사장에 도착한 우리는 한참을 돌아다니며 직원의 설명을 듣고 대략적인 후보군을 내고, 근처 스낵바에 앉아 어떤 제품을 구매할지 상의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오랜 시간을 얘기했음에도 하나로 결론이 모이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나와 아내는 출산한 지 2년이 안 지난 지인들에게 전화를 걸었고, 그들에게서 뜻밖의 조언을 듣게 되었다. 리뷰로 잔뜩 올라온 제품들이 아이를 키우는 데 꼭 필요하지도 않을뿐더러 진짜 필요한 것은 따로 있다는 것이었다.

 

결국 우리는 구매할까 고민했던 대부분 제품을 구매하지 않고 나왔고. 지인에게서 추천받은 제품 대부분은 인터넷에서 구매하기로 했다.

 

무엇이 우리 부부의 마음을 한 번에 바꿨는지가 보이는가? 바로 지인들의 이야기였다. 통화한 지인 중에는 번호를 교환하고 처음으로 통화한 누나도 있었고. 베이비 페어에 가기 전 SNS를 통해 극찬을 받은 여러 제품의 리뷰를 보기도 했다. 그런데도 결국엔 주변 사람들의 조언을 들을 것이다.

 

어떻게 그렇게 한 번에 마음을 확 바꿔버렸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우리 부부가 보통의 범주에 들어간다는 것을 알려주는 책이 있다. 바로 조나 버거의 컨테이저스이다.

 



P.22-3 특정 이름이 인기를 누리거나 수많은 유튜브 동영상 중에서 유독 특정 동영상의 조회수가 높은 이유를 품질, 가격, 광고로 설명할 수 없다면 어디에서 그 답을 찾아야 할까? (...) 정답은 사회적 파급력과 입소문이다. (...) 기존의 광고도 여전히 영향력이 크지만 매일 만나는 사람들과의 주고받는 대화는 광고의 최소 열 배 이상의 힘을 발휘한다.

 

P.28 정답은 바로 7퍼센트다. 47퍼센트도 27퍼센트도 아닌 7퍼센트이다. 켈러페이그룹에서 조사한 바로는 온라인에서 이루어지는 입소문은 전체의 7퍼센트에 불과하다고 한다.

 

컨테이저스는 와튼스쿨 마케팅 분야 최고 권위자인 조나 버거가 소셜 마케팅에 관해 쓴 책이다. 서문에서 인기의 원인을 높은 품질이나 광고보다도, 매일 사람들이 주고받는 대화에서의 입소문이라 이야기한다.

 

, SNS의 발달로 소셜미디어 마케팅이 대세로 떠오르지만, 사람들의 SNS사용시간보다 오프라인에서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8배 많고. SNS에서 이루어지는 입소문은 7%일 뿐임을 강조하며 오프라인에서의 대화가 무엇보다 중요함을 말한다. (많은 SNS 리뷰를 접했음에도 우리 부부가 결국에는 주변 사람들의 조언에 따라 육아용품을 구매한 것이 어느 정도 설명된다)





STEPPS법칙

Social Currency (소셜 화폐의 법칙) - 사람들은 타인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는 이야기를 공유한다

Triggers (계기의 법칙) - 사람들은 머릿속에 쉽게 떠오르는 것을 공유한다

Emotion (감성의 법칙) - 사람들은 마음을 움직이는 감성적 주체를 공유한다

Public (대중성의 법칙) - 사람들은 눈에 잘 띄는 것을 모방하고 공유한다

Practical Value (실용적 가치의 법칙) 사람들은 타인에게 도움이 될 만한 유용한 정보를 공유한다

Stories (이야기성의 법칙) - 사람들은 흡입력 강하고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공유한다

 

 

저자는 입소문이 마케팅에서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유행을 일으키는 데 얼마나 많은 역할을 하는지 알려주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입소문을 어떻게 내는지를 위와 같이 6가지의 법칙으로 나눠 사례를 통해 설명하고 알려준다. (사례와 예시가 굉장히 친절하게 잘 나와 있기 때문에 적용 점을 찾기가 어렵지 않을 것이다)

 

사실 나는 이 책을 마케팅 도서로 읽기보다는 글쓰기 교재로서 읽었다, 하지만 잘 팔리는 글을 쓴다는 것또한 마케팅의 일환이고, 저자가 제시한 6가지 법칙이 사람들의 마음을 확 잡아당기는 방법이기 때문에. 한 번에 마케팅과 글쓰기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것 같아 굉장히 만족스럽다.

 

물건이든 글이든, 그 무엇이든 잘 팔러가 되고 싶다면 이 책 컨테이저스일독을 강력히 추천한다. SNS 마케팅보다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려주고, 그것을 만드는 방법을 자세히 알려줄 것이다.

 

P.324 소셜 화폐로서 가치가 높으며 계기가 확실하고 감성을 자극하며 공공성과 실용적 가치가 담긴 트로이의 목마를 만들어야 한다. 또한 목마 안에 당신의 메시지를 숨기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사람들에게 알려야 할 정보를 이야기의 중요한 구성 요소로 만들어 사람들이 대화할 때 반드시 언급하도록 해야 한다.

 

 

2019.08.01. (2019_108) ‘컨테이저스조나 버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