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모임/2기

‘프로이트의 의자’

000h02 2019. 7. 28. 20:32


내가 나를 피하면 안 되는 이유 


나는 과거 성당에서 청년활동을 열심히 했었다. 활동을 하기 전 워낙 혼자서 신앙에 심취했던 터라 신앙인에 대한 나만의 기준점이 굉장히 확고했다. 그래서인지 사람들과 처음엔 별 문제가 없다가 단체장을 맡고, 공동체 리더에 임명되었을 때 많은 사람들과의 관계 때문에 힘들었었다.

 

처음엔 내게 상처주고 나만의 기준점 미만의 사람들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그저 그 사람들이 모두 잘못한 것이고, 내 문제는 하나도 없는 것처럼 분노하고 좌절하고 때로는 절망하고 우울해졌다. 모든 비난의 화살을 그들에게 돌리며 혼돈 속에 있었던 것이다.

 

다행히도 시궁창 속을 허우적댈 때 주변엔 좋은 사람들이 곁에 있었다. 지도신부님과 오랜 기간 활동해온 형 누나들은 활동하며 겪는 관계 안에서의 스트레스와 상처를 잘 풀어나갈 수 있게 도와줬다.

 

그 과정이 결코 쉽지는 않았지만. 그 과정을 통해 나와 적대적인 상태에 있던 사람들과 진솔한 대화를 나눌 자리를 마련할 수 있었다. 서로가 갖던 불편함과 생각을 나눔으로서 원만하게 관계를 잘 마무리할 수 있었고, 이후에도 인간관계 안에서의 불편한 상황에서 나름 잘 대처하고 이겨낼 수 있었다.

 

과연 내 곁에 있던 좋은 사람들이 어떤 도움을 주었기에 시궁창 같았던 마음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었을까? , 과연 어떤 과정을 거쳤기에 이후 관계 안에서도 원만함을 유지할 수 있었을까? 그것은 바로 나 바로 보기’, ‘나 직면하기였다.

 

당시 조언을 듣고 처음 했던 일은 상처를 준 상대에 대해 생각하기 보다는 자신을 먼저 돌아봤다. 바깥으로만 시선을 돌리다 내 쪽으로 시선을 돌리니 처음에는 1차원적인 감정에만 사로잡혀 고통스러웠다. 하지만 나를 돌아보니 감정과 그 사건 자체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었고. 내가 평소에 어떤 부분에서 불편한 감정을 느끼고 어떤 생각과 마음이 나를 지배하는지 조금은 알 수 있었다.

 

, 내가 느낀 것에 대해 조언자들과 함께 나누고 이야기하며 전혀 눈치 채지 못했던 나의 모습에 대해 알 수 있었고. 그 과정에서 느끼는 슬픔과 아픔을 함께 공유하며 덜 고통스러워하며 성장할 수 있었다.

 

이 이야기가 내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또 보편적인 이야기란 것을 알려준 책이 있다. 바로 프로이트의 의자이다.



정식분석의 정도언씨가 쓴 프로이트의 의자는 나를 만나는 것이(무의식) 왜 중요한지 잘 설명해준다. 프로이트로 시작된 정신분석학에 대한 설명을 시작으로, 내게 상처를 주는 감정과 방어기제를 잘 들여다보고, 어떻게 잘 대처할지 알려준다. , 관계 안에서 무의식이 어떻게 작용하고, 다뤄야할지에 말한다. 마지막으론 무의식에 어떻게 대처해 마음 안의 상처를 치유할지 알려주며 마무리한다.

 

굉장히 여러 가지 내용을 알려주는 것 같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진실하게 나와 마주하는 것이다. 정신분석의가 내담자(피분석자)에게 올바른 도움을 주기 위해선 내담자의 정확한 사실 전달이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해선 내담자 스스로가 자신을 솔직하게 돌아봐야 한다.

 

마찬가지로, 이 책을 읽고 무의식이 어떻고, 방어기제가 어떻고. 자아, 초자아가 어떤지 알면 무슨 소용일까? 스스로의 진실한 통찰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말이다. 마무리가 다소 과격하지만, 자신과의 마주함의 중요성이 전달되었으면 한다. 모두 자신의 무의식을 다스려 행복한 삶을 살길 기도한다.

 

 

P.17 누구나 나는 변하고 싶다고 합니다. 그러나 사람이 변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변하려면 우선 자신의 마음을 알아야 하는데, 내 마음이지만 내가 알기 어렵습니다. (...) 우리 마음은 이 시간에도 살아 움직이고 있으며, 우리는 그 마음을 쫓기에 바쁩니다. 여러분은 자신의 마음을 아시는지

 

 

2019.07.22. (2019_105) ‘프로이트의 의자정도언